툭툭과 함께하는 바간 투어 시작
새벽 일찍 일어나 호텔 로비에서 툭툭 기사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툭툭기사가 나타나지 않네요.
받아둔 명함에 있는 툭툭기사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봤습니다.
기사가 전화를 받았지만...
이 툭툭기사는 영어를 거의 못 했다는 걸 잊었었네요.
의사소통이 안되고 전화는 끊겼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른 사람이 오더니 기사가 곧 올 거라고 이야기해줍니다.
툭툭 기사가 왔습니다.
그런데 좀전에 저희한테 툭툭 기사가 올 거라고 이야기 해준 사람이 저희 툭툭 앞자리에 타네요???
알고 보니 저희 툭툭 기사가 자기는 영어를 못 하니, 영어를 좀 할 줄 아는 친구를 데리고 온 거였습니다ㅎㅎ
그렇게 4명이 같이 툭툭을 타고 난민타워로 향했습니다.
왜 난민타워(Nan Myint Tower)가 바간 일출/일몰 명소인가?
바간 난민 타워.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던 곳이라고 합니다.
바간의 최고급 호텔인 아우레움 팰리스 호텔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주요 관광지와 다소 떨어져 있기도 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입장료까지 내야 합니다.
쉐산도 파고다 같은 높은 파고다에 올라가서 바간의 일출과 일몰을 보는 것에 비할 수 없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안타까운 이유로 난민타워의 인기가 급상승하였습니다.
2016년 미얀마의 큰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파고다가 파괴되었습니다.
크고 작게 무너지기도 하고 기울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파고다의 올라가는 것이 위험한 일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관광객의 추락 사망 사고도 발생했고요.
그리하여 현재는 미얀마 당국에서는 문화재 보호와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파고다의 출입과 등반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바간의 일출과 일몰을 보고 싶은 여행자들은 대체지(난민타워, 언덕)를 가거나, 당국의 관리가 소홀한 파고다를 찾아가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파고다에서 보는 일출은 그곳에서 보는 풍경도 훨씬 멋질 뿐 아니라, 그 위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로도 가슴 뛰는 경험이었을 겁니다.
일출 시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쉐산도 파고다 위를 가득 채우고 그 환상적인 순간을 눈과 가슴에 담았겠지요.
저를 바간 여행의 꿈으로 이끈 장면들도 파고다 위에서 찍힌 것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만큼 지금 현실이 안타깝고, 과거의 여행자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일출/일몰 명소이던 파고다에 올라가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대체지로서 인기가 올라간 곳이 난민타워입니다.
난민타워의 전망대는 13층에 위치해서 높은 곳에서 바간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현실적으로 가장 괜찮은 대안이라고 생각한 곳도 난민타워였습니다.
올라갈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도 없는 파고다들을 헤매고 싶지 않았거든요.
열기구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는 없지만 뷰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툭툭과 함께 하는 바간 원데이 투어
바간 난민 타워에서 선라이즈를 보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난민 타워에 가다.
해가 뜨지 않은 깜깜한 바간
저희가 탄 툭툭은 어둠 속에서 도로를 달렸습니다.
가면서 툭툭 기사의 친구와 간단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왔는지, 여행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
그 친구가 자기는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영업성 멘트일 수도 있겠지만, TV에 나오는 한국 프로만 봐도 미얀마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꽤 좋아 보입니다.
그렇게 10분 정도 가니 난민 타워가 나타납니다.
건물 앞에는 관광버스들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매표소로 가서 입장 티켓을 구매하였습니다.
입장 티켓은 인당 5달러 혹은 7,750짯 입니다.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계산했을 때는 달러가 더 유리했습니다.
이때를 대비해서 준비해온 10달러 지폐를 내고 티켓을 받았습니다.
(미얀마에서 달러는 항상 깨끗한 새 지폐로 준비하세요.)
난민타워의 티켓을 살펴보면 2장이 붙어 있습니다.
1장씩 뜯어서 하루에 2번 입장이 가능합니다.
단, 일자 도장이 찍혀있어서 날을 나눠서 2번 입장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계단을 올라 건물 입구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에도 각종 나무 장식들이 눈에 띕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러 갑니다.
위에서 바라본 바간의 일출, 그리고 열기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이곳은 사방이 통유리로 막혀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한층 더 올라가야 사방이 트인 진짜 전망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좁은 나선 계단을 올라가니 역시나 많은 관광객들이 진을 치고 있네요.
주차장의 관광버스들을 보았을 때 이미 예상했었던 상황입니다.
이번에도 상당수가 중국 관광객들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망을 둘러봅니다.
높고 먼 곳에서 바라보니 숲 속의 파고다들이 마치 모형 같습니다.
전망대는 사방이 트여있어서 위치를 옮겨가며 사방을 다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쪽이 있네요.
그쪽으로 가봤습니다.
사람들의 웅성임이 들려옵니다.
바간 일출의 주연배우라 할 수 있는 열기구가 떠오르려 하고 있습니다.
열기구들이 하늘로 떠오르기 위해 불꽃이 일며 뜨거운 바람을 채우고 있습니다.
누워있던 열기구들이 하나하나 부풀어 오릅니다.
완전히 부풀어서 모양을 갖춘 열기구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열기구가 하늘로 떠오르자 전망대 안 웅성임은 이내 환호성이 됩니다.
이제는 자리를 옮겨 보는 방향을 바꿔봅니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바간의 공기에 산란된 햇빛이 파고다와 숲 위로 쏟아집니다.
다시 반대쪽 하늘.
이곳은 오묘한 분홍빛이 되었습니다.
열기구들은 더 높이 떠올라 바간 하늘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열기구가 더 많아졌습니다.
여행을 마친 열기구들이 사라져 갑니다.
전망대 위에 사람들도 대부분 내려갔습니다.
제가 바간에서 만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은 대게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금방 떠나더라고요.
그 와중에도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마무리
난민타워는 일출을 볼 수 있는 파고다를 찾아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열기구와 거리가 멀다 보니 그 점은 아쉬울 수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망원 렌즈를 사용해서 촬영한 것이고, 실제 눈으로 큰 열기구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전망대에서 인물과 같이 찍을 때는 열기구가 작아 더 아쉽고요.
저한테는 난민타워가 좋은 선택이었지만, 다른 좋은 장소를 찾아낼 여유와 열정이 있다면 파고다에서 사진 찍는 걸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을 잘 살펴보세요.
뭐가 보이시나요?
이제 확대해보겠습니다.
저기 있는 관광객들은 높은 곳에서 사방을 둘러볼 수는 없었겠지만
훨씬 가까운 곳에서 열기구를 볼 수 있었겠네요.
어쩌면 머리 위로 열기구가 지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지나와서 이렇게 보니 저도 가까이서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합니다^^
난민타워를 내려와 조식을 먹으로 호텔로 갑니다.
오늘은 바간 파고다 투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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